
아래는 강연 시간에 이루어진 질문과 답변에 대한 간단한 정리다. 질문 순서는 시간 순서에 무관하고,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적지만 내 머릿속에서 왜곡되었거나 잘못 전달될 부분, 빼먹은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Q. 해외진출은 생각해 보신 적 없나요?
A. 나 때는 그럴 수 있는 제도가 없었고, 글쎄…… 제도가 있었더라도 내가 나갈 수 있을 만한 실력은 안 되었지 싶어요. 나는 뭐 아주 잘 던진 시즌이…… 물론 그런 때도 있긴 했지만 (웃음) 그런 시즌이 있는 것 보다는 꾸준하게 오래 던졌던 거기 때문에, 해외진출은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Q. 우리나라 감독 중에는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강하게 이끄는 감독님들도 계시고, 부드럽게 이끄는 덕장형의 감독님들도 계신데요. 송진우 선수도 언젠가 감독을 하실텐데, 그때 어떤 감독의 모습이 되고 싶으세요?
A. 저는 카리스마형보다는 부드럽게 이끄는 감독이 되고 싶어요. 야구는 즐기면서 해야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Q. 이번에 홍성흔 선수와 박용택 선수가 기록 때문에 불미스런 모습을 보였는데, 송진우 선수도 구원왕과 다승왕을 동시에 석권한 해에 그런 기록 관리를 통해 상을 타신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 기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사실…… 그때는 그런 게 당연한 거였어요. 아직 야구가 완숙되지 못한 시기라. …… 하지만 지금은 관중들이 야구 보시는 수준도 높아지고, 야구가 성숙된 시기거든요? 이번에 벌어진 타격왕 경쟁은 좋지 못한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정현욱이나 양훈 선수 같은 중간계투 혹사 문제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웃음) 누가 '국민노예'다, 혹사당한다 하던데, 중간계투 선수들이 조금 던지고 선발투수들이 많이 던지는 팀이 강한 팀입니다. 선발투수는 한번 던지면 적어도 4~5일은 쉴 수 있거든요. 하지만 중간계투 선수는 거의 매일 나와야 할 때도 있어요. 롯데 로이스터 감독님이 그걸 참 잘 하시는 것 같아요.
Q. 같은 팀의 장종훈, 정민철, 구대성 선수를 평가해주세요.
A. 장종훈 선수는 연습생 출신이잖아요. 정말 연습벌레예요. 손도 아마 (굳은살 때문에) 야구선수 중에서 제일 더러울 거에요. 정민철 선수는 일본도 다녀오고, 열심히 하는 선수죠. 대성이는 독특해요. 자기 세계가 있어요.
Q. 후배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시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제가 후배들과 잘 친하게 못 지내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먼저 가서 어울리세요. 저도 스타크래프트도 배우고, 그러다보니까 가까이 지낼 수 있던 것 같아요. 맥주 한 잔 사주고 그러면서 다가가면 돼요. (학생들 : 돈이 없어요!) 허허, 그거 참 난감하네. 대학교 자판기 커피 요즘 얼마죠? (200원이요!) 야, 싸다. 우리땐 10원이었는데. 그런 걸 들고 가서 먼저 어울리면 후배들도 다가오겠죠.
Q. 제일 상대하기 어려웠던 타자는 누구인가요?
A. 여러분들은 잘 기억을 못 할 수도 있는데, 쌍방울의 김호, 예전에 같은 팀이었던 양용모, 롯데의 김인호 선수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이분들이 사실 A급이라고 할 수 있는 타자는 아닌데, 희한하게 내 공은 잘 치더라고요. 열세 번쯤 던지면 열 번은 맞은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제 공을 잘 친 선수에게 오히려 더 같은 공을 던지고 그러는 스타일이라. 제 공을 잘 치는 선수들을 보면 아드레날린이 나오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왜 저그에도 있잖아요. 아드레날린 업글.
Q. 자녀분들이 모두 야구를 하시는데, 말리고 싶은 생각은 안 드셨나요?
A. 자녀가 아니라 형제에요. '녀'는 없죠. (웃음) 말리고 싶은 생각 전혀 없었어요. 사실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일단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나는 야구를 즐겼어요. 즐기지 않으면 못 하는 거거든요. 본인들이 억지로 싫어서 하는 거면 몰라도 좋아서 하는데 그걸 말리거나 할 수는 없지요.
Q. 김인식 감독님 말고 존경하는 감독님이 계신가요?
A. 김영덕 감독님이랑은 요즘도 전화하고, 의견도 많이 듣고 그래요. 세간에선 말들이 많지만 저는 참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입니다.
Q. 야구장에서 팬이 응원하는 소리가 들리시나요? 힘이 되고 그러나요?
A. 물론입니다. 다 들리고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이기고 싶죠. 그런데 성적이 안 좋고, 매일 지고 그러면, 오셔서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분들한테 정말 죄송하고 그래요.

아래는 그 외에 기억나는 코멘트.
"제가 데뷔전에서 완봉을 했어요. 아마 저 말고도 여섯 명이 그 전에 했다고 알고 있는데, 저 이후에는 데뷔전 완봉이 아직 없어요." (학생들 박수치자) "이 정도에서 박수치면 안 되는데…… (웃음)"
"고등학교 때는 많이 맞았어요. 버스를 탔는데 자리가 비어도 앉을 수가 없는 거예요. 맞은 자리가 아파서. 그러다가 교문 들어서면 차비도 숨기고 그랬어요. 선배들이 빼앗곤 했거든요. 여기엔 그런 선배 없죠?"
"('안영명-김동수 사건'에 대한 질문에) 다른 데 맞았으면 안 올라갔지. 그런데 얼굴을 맞았잖아요. 그래서 내가 나가서 이단옆차기를 (웃음) 했지…… 그런데 나중에 방송에선 품위 없는 모습이라고 뭐라 하더라고요. 나는 묻고 싶었어요. 그러면 그때 우리 편 선수가 뺨을 맞았는데 가만히 앉아 있는 게 품위 있는 행동인가……"

난 그 공이 들어간 위치를 지금도 그리라면 그릴 수도 있는데, 내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때 공을 받은 포수(아마 김상국?)가 한참동안 그 미트를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고 포볼로 정회열은 진루한다. 송진우 선수는 아쉬운 듯 웃어버렸다. 그 웃음이 내가 기억하는 송진우 선수의 얼굴이다. 그가 은퇴를 했구나. 유니폼보다야 안 어울리지만 정장도 나름대로 괜찮네. 그가 은퇴를 했구나. 정말로.
언젠가 그가 '한화의 감독'으로 오기를 희망한다. 단 한 번도 다른 유니폼을 입은 일이 없으므로, 나는 다른 팀의 덕아웃에 앉는 그를 상상할 수 없다. 위대한 투수에서 위대한 야구인으로, 이글스의 송골매로 늘 날고 있기를, 나는 희망한다.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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