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9월 11일
쉼표, 네 자리마다 찍어야 한다
먼저 아래 수를 읽어 봅시다.
24837295829
아마도 오른쪽 끝부터 한 자리씩 단,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하는 식으로 세었을 것입니다. 누구나 그렇습니다. 사람이 한 번에 인식할 수 있는 자릿수에는 한계가 있어서 은행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저 수를 한번에 줄줄 읽을 수는 없지요. 그럼 이번엔 이렇게 써 보겠습니다.
24,837,295,829
아마도 좀 익숙한 숫자의 모양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큰 수를 쉽게 읽기 위해 일정한 자릿수마다 반점을 찍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세 자리마다 반점을 찍어 큰 수를 나타내고 있지요. 그런데 과연, 저 반점이 효과가 있을까요? 저 수를 한 번에 보고 '이백사십팔억 삼천칠백이십구만 오천팔백이십구'라고 한번에 읽을 수 있으셨나요?
아닐 것입니다. 반점을 세 자리마다 찍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수를 읽는 방식과는 전혀 상관 없는, 영어식으로 수를 읽기 좋게 만든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수 단위는 '천'다음에 '만'이 있고, 거기에 '만'을 곱하면 '억'이 되고, 또 '만'을 곱하면 '조'가 됩니다. 즉 우리는 수를 만 단위로 끊어 읽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1,0000이라고 표기하면 '일,만'으로 읽고, 10,0000으로 표시하면 '십,만'으로, 100,0000은 '백,만'으로 쉽게 읽힙니다. 그러나 영어에서는 '만(10000)을 십천, 즉 Ten thousand'라고 읽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10,000으로 표기해야 일만이 십천으로 쉽게 읽힙니다. 우리의 십만(10,0000)은 그들에게 백천(100,000) 'Hundred thousand'이 되지요. 그래서 그들에게는 세 자리마다 반점을 찍어 표시하는 것이 읽기에 편하고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수를 편하게 읽을 수 있는데도 영어식으로 수를 읽어야 할까요. 쉼표를 세 자리마다 찍는 것은 잉크만 더 들어갈 뿐 우리에겐 아무 쓸모도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모든 공식 문서와 통장, 영수증에는 세 자리마다 반점이 찍힌 수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를 읽을 때마다 예외없이 오른쪽 끝부터 단십백천을 세기 시작합니다. 멀쩡한 우리 수 읽기 방법을 놓아 두고 영어식으로 숫자 읽기를 강요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처음에 예로 든 숫자를 다시 읽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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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오른쪽 끝부터 한 자리씩 단,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하는 식으로 세었을 것입니다. 누구나 그렇습니다. 사람이 한 번에 인식할 수 있는 자릿수에는 한계가 있어서 은행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저 수를 한번에 줄줄 읽을 수는 없지요. 그럼 이번엔 이렇게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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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좀 익숙한 숫자의 모양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큰 수를 쉽게 읽기 위해 일정한 자릿수마다 반점을 찍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세 자리마다 반점을 찍어 큰 수를 나타내고 있지요. 그런데 과연, 저 반점이 효과가 있을까요? 저 수를 한 번에 보고 '이백사십팔억 삼천칠백이십구만 오천팔백이십구'라고 한번에 읽을 수 있으셨나요?
아닐 것입니다. 반점을 세 자리마다 찍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수를 읽는 방식과는 전혀 상관 없는, 영어식으로 수를 읽기 좋게 만든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수 단위는 '천'다음에 '만'이 있고, 거기에 '만'을 곱하면 '억'이 되고, 또 '만'을 곱하면 '조'가 됩니다. 즉 우리는 수를 만 단위로 끊어 읽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1,0000이라고 표기하면 '일,만'으로 읽고, 10,0000으로 표시하면 '십,만'으로, 100,0000은 '백,만'으로 쉽게 읽힙니다. 그러나 영어에서는 '만(10000)을 십천, 즉 Ten thousand'라고 읽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10,000으로 표기해야 일만이 십천으로 쉽게 읽힙니다. 우리의 십만(10,0000)은 그들에게 백천(100,000) 'Hundred thousand'이 되지요. 그래서 그들에게는 세 자리마다 반점을 찍어 표시하는 것이 읽기에 편하고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수를 편하게 읽을 수 있는데도 영어식으로 수를 읽어야 할까요. 쉼표를 세 자리마다 찍는 것은 잉크만 더 들어갈 뿐 우리에겐 아무 쓸모도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모든 공식 문서와 통장, 영수증에는 세 자리마다 반점이 찍힌 수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를 읽을 때마다 예외없이 오른쪽 끝부터 단십백천을 세기 시작합니다. 멀쩡한 우리 수 읽기 방법을 놓아 두고 영어식으로 숫자 읽기를 강요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처음에 예로 든 숫자를 다시 읽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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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5/09/11 01:21 | 우리글 바로쓰기 | 트랙백(8) | 덧글(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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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가 훨씬 편하고 좋은데요 ^^
어찌되었든 전세계 모든 숫자는 3자리 체계를 따르니까요.
이런건 전 세계 표준이라고 불러도 될 듯 합니다.
이건 표준으로 자리잡은 것이기 때문에, 시간은 60진법 단위라 계산이 불편해도 그냥 다들 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익숙해지면 문제가 안 되거든요.
우리나라 내에서, 서류 결제 하는데 쓰이는 숫자도 3자리 점을 쓰지 않나요. 물론 읽기는 힘들고요.
미국은 thousand-million-...이 1000, 1000000, ...으로 나가니 3자리 점이 편했겠죠.
★젯털님 :: 전세계 모든 숫자가 3자리 체계를 따른다는 것은 무슨 말씀이신지요? 당장 우리나라 숫자 체계만 해도 4자리마다 단위가 바뀌는 체계라고 설명드렸습니다만…….
★danew님 :: 말씀해주신 방법은 잘 이해가 안 되네요^^; 그리고 '쉼표가 몇 개인지 세고 그만큼 맨 왼쪽의 쉼표에서 좌로 이등해서 우리말 단위로 바꾸는 작업'은 네 자리마다 반점을 찍으면 전혀 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익숙해지면 문제가 안 된다를 떠나 아예 익숙해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지요. '표준'이라는 것이 어디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숫자 사이에 찍는 반점은 수를 읽는 사람의 편리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불편해도 그냥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편하게 쓸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닐는지요. 불편한 방법이 표준으로 정해졌다고 하면 그 표준이 잘못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ZF.님 :: 동감합니다. 세 자리 단위로 읽는 나라와 공유해야 할 문서라면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쓸 수(數)라면 당연히 우리나라의 방식으로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쉼표가 하나 있을 때는 쉼표에서 한 자리 왼쪽의 수가 만 단위가 되고, 쉼표가 둘 있을 때는 맨 왼쪽 쉼표에서 두 자리 왼쪽의 수가 억 단위가 됩니다.
불편한 표준은 편하게 바꿔야 한다는 것은 일견 타당한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익숙해져서 전혀 문제가 안 되는데(즉 '안 불편한 표준'인 것입니다), 그걸 다시 바꾸는 것이야말로 큰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의 표준 중에는 이처럼 '불편하지만 익숙해져서 문제없이 쓰는' 것들이 많습니다. 일부 인원에게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나머지 사람들이 문제없이 쓰는 것을 전부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국제표준으로 세자리 체계가 자리잡은 것은 세자리로 끊는 나라를 표준으로 꼭 삼은건 아니에요. 전 세계 사람들이 쓰는 숫자에 일, 십, 백, 천은 반드시 들어있다는 것 조사해서 표준으로 삼은 것이죠.
참고로 쉽표는 앞에서부터 일십백천으로 나간답니다. 4자리로 콤마 기준으로 일조, 십억, 백만, 천. 이렇게 끊어지죠. 그것만 알아도 만단위 숫자체계보다 훨씬 쉽게 읽을 수 있답니다.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시해주신 방법대로 수를 읽으면, 세 자리마다 반점이 표시된 큰 수도 빠르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세 자리마다 반점을 표시하는 것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익숙하게 불편없이 쓰고 있고, '일부 인원'만이 불편하게 쓰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습니다. 명백한 통계를 제시할 수 없어 답 없는 논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세 자리마다 반점이 표시된 수를 읽을 때는 사고가 필요하고, 네 자리마다 표시된 수를 읽을 때는 직관이 유효합니다. 후자쪽이 더 빠르고 편하지 않을는지요. 제 포스트에 달린 댓글이나 다른 블로거분들께서 써 주신 트랙백을 보아도, 큰 수에 세 자리마다 반점을 찍어 서양식으로 표기하는 것이 '익숙해져서 전혀 문제가 안 되는 불편함'은 아닌 듯 합니다.
아, 그리고 이건 정말 제가 몰라서 드리는 질문입니다만, 이 단위 표기의 표준은 어디서 정하는 것인가요?
★TiXe님 :: 공개투표라니 잔인하십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ZF.님 :: 그렇군요^^; 궁금했는데 찾아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한자 문화권의 경우 만(萬)은 숫자 일만 뿐 아니라 '모든 것'을 뜻했고 ['만사(萬事)'나 '만물(萬物)'처럼] 그것이 수를 읽는 방법에도 반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늦은 밤, 아니 새벽이네요.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늘 불만이죠. 3자리마다 찍는 것이..
해외와 자료 교환이 빈번한(최소한 해외 자료를 볼 기회가 빈번한) 요즘, 4자리였다가 3자리였다가 바뀌는 것이 더 불편한 사람도 제법 많겠지요. 생각해보니 표준이 이럴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하면 그것도 불편할 것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만 볼 줄 알고 만들었던 문서를 외국에 보낼 때는 쉼표를 3자리, 4자리 바꿔야 하고, 우리 나라 사람도 보고 외국 사람도 볼 문서는 두벌을 만들어야 겠네요.
★A-Typical님 :: 제가 뭘 말하고자 하는 지는 포스트 제목에 잘 나와있습니다만……. 원칙적으로 네 자리마다 찍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특정한 경우를 가정해서 꼬투리를 잡는다면 문제가 없는 원칙이 있을지요. 수의 반점 표기 때문에 두 벌의 문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과잉해석은 삼가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는 위에서 간단히 요약했으므로 따로 덧붙이지는 않겠습니다.
기업에서 annual report를 발간할 때는 국문판은 4자리로 찍고, 영문판은 3자리로 찍으라는 말인가요? 그럼 주주총회에서는?
과잉해석이라고 생각하시는군요. 일하는 입장에서는 당면한 문제거든요. -.- 한국에서 받는 자료와 외국에서 받는 자료가 반반입니다. 4자리와 세자리가 섞인 것이 당연히 제겐 더 불편합니다. 그건 특정인들의 문제고 일반적인 일은 아닐 거라고 주장하시는거죠?
그냥 생각해봤어요.
수에 대한 표기방식도 그런 것 같습니다. 숫자표기방식을 정하는 국제기구가 존재하여 일률적으로 그 표기방식을 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한국인은 한국인이 편한 숫자표기방식을 따르자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옳은 소리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3자리마다 쉼표를 찍는 숫자표기를 사용하는 나라들과 접촉하고 있고, 또 통계적인 문서, 하다못해 영수증이라 하더라도 이것은 한국인들만 볼 것, 혹은 이것은 외국인들만 볼 것으로 미리 예상하여 그것을 만들기는 힘듭니다.
3자리마다 쉼표를 찍은 숫자를 읽는 법은 다른 분들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학교교육에서 다루지 않거나 제대로 읽는 법을 가르쳐준 사람이 없다뿐이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4자리로 하자는 의견이 많아지면 알아서 그렇게 사용하겠지요. 마치 표준어가 바뀌는 것처럼.
하지만 이미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을 몸에 익숙히 하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표준어를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것처럼. 그건 어려워도 우리모두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시잖아요~? 의사소통을 위해.
개인적으로 3자리가 눈에 익어버린 지금은 3자리를 더 쉽게 읽습니다만, 저도 과거에 3자리 익힐 때 저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일견 공감이 갑니다.
챔피언십 매니저가 2005부터인가 풋볼 매니저로 바뀐 거고, 그 게임에서 저렇게 나옵니다. 며칠 전부터 시작했는데 역시나 꽤 헷갈리더군요 :)
http://blog.ohmynews.com/goldenbug/Home.asp?ArtID=683
그랬더니 역시나 부정적인 의견이 달리더군요. 그런데 왜 이런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에서 네자리를 쓰면 안 된다는 생각만 하는건지...
꼭 우리나라 정치꾼들이 하는 이야기와 똑같습니다.
"쓰면 편리하기는 하겠다. 그렇지만 우리는 안 바꾼다!"
★mano님 :: 관심 감사합니다. ^^; 하긴 그러고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반쌍점(세미콜론)을 문장 부호로 규정하지 않고 있지요. 쓸모를 고려해봄직합니다.
★Xypher님 :: 네, 당장 진통이 여기서도 느껴지네요. ^^; 저는 3자리씩 찍힌 숫자를 읽는 법을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우거나 연습한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풋볼 매니저가 챔피언십 매니저에서 바뀐 거였군요. 저는 축구를 잘 몰라서 ^^; 그저 네 자리마다 찍힌 반점이 반가웠지요. 하핫.
★렐샤님 :: 저 역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초절정하수님 :: 음, 눈에 많이 익은 ID시네요. 종종 들러 블로그 글 읽고 있습니다. 링크해주신 포스트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에 남겨주신 문장, 공감 많이 가네요. 좋은 의견 감사드려요.
세 자리씩 읽는 법 가르쳐 주신데로 해도 썩 쉽진 않은데 네 자리씩 읽으니 정말 쉽네요! 감사합니다 :)
표기법이란 것이 오랜세월을 거쳐 많은 이들에게 하나의 규정으로 자리잡은 것이니 당장 편리하다 하여바꾸기는 쉽지 않고, 또한 국제적인 정세나 형편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한국의 맞춤법이라면 보통의 한국인들이-제가 생각하기에 저같은 사람- 편하게 쓸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나라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실정법이 있듯이요. (맞나요;;;)
미국=표준이 되어가는 현실은 저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요.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겠지만 독일은 숫자표기시 소수점 이하를 ','로, 자연수를 '.'으로 표기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기법과는 반대이지만
ex) 1.234,56 (천 이백 삼십 사점 오육)
표기법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오랜세월 독일인에게 편하게 사용되어졌기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우리도 우리에게 더욱 편한 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자리로 끊어 읽으니 확실히 쉽고 편하네요.
어깻점도 괜찮은 방법인 듯 ^^ 사용해 봐야겠네요.
정말 감사합니다!